월요일은 엄마 서울대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전원하고 내가 보호자로서 마무리 하고 필요한 서류를 챙겨서 앰뷸런스 타고 엄마랑 같이 온누리요양병원 가서 또 입원 절차 받고 병원 생활이나 필요 물품 주문해서 챙기고 면회 시간 같은 거 안내도 받으면서 너무 정신이 없고 설명해 주는 것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앰뷸런스 타고 이 병원 오면서부터 벌써 멀미를 심하게 해가지고 몸이 안 좋았지만 지금 내 컨디션 안 좋을 걸 따질 때도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에 27일동안 수술 받고 중환자실 있다가 준중환자실, 일반병실까지 못 움직이는 상태에서 24시간 간호사나 간병인 케어 받다가 이제 세 명을 한 간병인이 케어해주는 요양병원 모드로 케어받는 게 엄마가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6인실에서 생판 처음 보는 다른 분들하고 같이 생활하시는 게 영 불편하고 막막할 거 같았는데 그런데 엄마를 놔두고 나오는 게 영 불안하고 속상했어요.
지금은 혼자 움직이실 수도 없고 일상생활도 불가능해서 재활이 중요할때라 요양병원을 선택했지만 거기 모셔놓고 나올 때는 서울대병원하고 전혀 다른 느낌이어서 거기에 혼자 있을 엄마 생각하니까 낯선 곳에 홀로 놔놓고 나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답니다. 서울대병원처럼 후딱 갈 수 있는 것도(워낙 서울대병원을 여러가지 의미로 자주 가는 곳이라 확실히 서울대병원이 나나 엄마, 우리 식구들한테 만만했었나 봐요. 혹시 위급하면 급한 불도 금방 끌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요양병원은 그런 시스템이 아니라니까 무서워지기까지 하네요😨) 아니고 대중교통으로 40~50분 걸리는 곳이고 면회도 시간이 정해졌고 한 번에 30분 밖에 되지 않아 뭘 어째야 될지 불안했는데, 엄마도 옆에 분이 치매라 불편하다고 그러시니 맘이 아팠어요. 엄마는 큰 수술도 받은 적은 없는데 단지 30년전에 우리 아빠 암 말기 때 한두 달 넘게 병원에서 자면서 아빠 간병 하신 적이 있으세요. 그때 경험이 너무 힘들어서 병원이라면 완전 질색하시게 되셨답니다. 나 유방암 수술해서 잠깐 간병 필요할 때도 엄마 한테는 간병 얘기하지도 않고 사촌여동생이 하루 같이 잤고 24시간 간병이 필요할 땐 아예 간병인을 썼어요.
엄마한테 하루 이틀은 지내보고 결정하자고 얘기를 했지만 막상 병원에서 나오고 나서는 요양병원에 혼자 있을 엄마 생각에 서글프고 눈물이 찔끔 났답니다. 길가에서 우는 게 꼴사날 것 같아서 펑펑 울진 않았지만요.🥲 지금은 다시 예전처럼 걷고 일상생활 하기 위한 재활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거기 갔지만 여기 있는 게 맞나 싶은 생각에 머리가 너무 무거웠어요.
병원에 나와서도 바로 발이 안 떨어져서 병원 앞에서 앉아 있다가 좀 진정하고 집에 가려고 보니까 퇴근 시간인지 차가 막혀서 지하철 타고 보문역에서 내려 273번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왔네요. 한 50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들어오면서 슈퍼에서 야채 믹스, 달걀, 동생 과자 사서 아파트 와서 계단오르기 하고~
집에는 7시 25분 들어왔고 만 보를 겨우 넘겼어요.
동생도 아까 전원하기 전에 서울대병원에 엄마 가기 전까지 같이 있다가 필요 없는 물품들 갖고 집에 와서 피곤해서 잤다니까 우리 라떼는 또 하루 종일 누나와 산책만 기다렸을 거 같아 나는 너무 피곤해서 정말 쓰러져 자고 싶었지만 라떼 데리고 나갔어요. 한 60분 정도 산책시키면서 우리 보험설계사한테 오늘 받은 서류도 드리고 엄마 상태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엄마 상태는 생각보다 아직은 심각하고 오늘도 거기 의사 선생님이 최악의 상황부터 얘기하니까 엄청 마음이 심란했거든요. 그리고 대학병원하고 달리 요양병원의 시스템은 제가 생각한 거하고 많이 달라서 서울대병원은 그냥 치료받고 있는 중간 과정 같은 생각이었는데 요양병원에 입원하니까 장애가 있어서 거기서 몇 달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생각까지 들어서 더 심란했네요.
서류 전달하고 얘기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라떼 산책을 했더니 라떼가 성균관대 앞까지 데려갔지만 경학공원에 안 들어가고 내가 집으로 가자고 끌어가지고 9시쯤에는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답니다.
12,600보로 마무리했는데 토,일요일 이만보 걸을 때보다 오늘이 몸과 마음이 더 심란하고 지쳤답니다.😭😰😖
오늘은 외부에서 움직이는 시간이 많아서 물도 많이 못 마셨어요. 집에 들어와서 세 컵 마저 마셔서 2L 완료했답니다.
오늘 혈압 챌린지가 시작해서 혈압 재는데 너무 피곤하니까 불안했는데 막상 정상이라 그나마 다행이에요.
울 엄마, 울 동생, 우리 라떼까지 보호자 역할 잘하려면 저라도 정상으로 잘 있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