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도 받고 오늘 수고많으셨어요 편안한 시간 되세요
기다릴 것도 없이 거의 금방 9시반에 진료 받으러 들어갔답니다. 일주일 전에 CT 찍어놨거든요. 의사선생님이 가슴 쪽은 문제가 없는데 CT를 보여주시면서 비장에 약간 밝은 부분이 보인다는 거예요. 그게 무슨 얘긴가 싶었는데(의사 선생님이 이상한 모양이라거나 이상한 게 보인다거나 하면 대부분 안 좋은 일이거든요) 갑자기 MRI를 스케줄 잡히는 대로 찍자고 하셨어요. 정말 가슴이 덜컥했네요😰
그 밝게 보이는 부분이 별거 아닐 가능성이 더 많지만 그래도 체크는 바로 해야 하니 MRI를 찍자고 하시네요. 사실 확실한 모양이면 CT에도 나오는데 아리송한 모양인데 특히 유방암은 비장으로 전이는 잘 안 된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MRI를 찍어서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얘기인 것 같았어요.
나는 그 말 듣고 멍했다가 그런데 비장이 어디쯤 있고 무슨 일을 하는 장기냐고 물어봤답니다. 교수님이 대충 뭐라 얘기하셨는데 사실 그거는 기억이 잘 안 나고 나중에 찾아보니까 췌장 옆에 있고 면역세포기능을 돕고 우리 몸에 세균이나 항원을 걸러준답니다. CT 상이지만 내 비장도 봤답니다. 하얗고 검기만 해서 이게 뭐 어떤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뭐 이상한 게 반짝이더라고요. 어쩌다 저런 게 보일까요?🤣
그래서 MRI를 받을 스케줄을 받아야 하는데 서울대병원에서 급하게 검사 받는건 그렇게 쉽지가 않거든요. 아예 응급이면 모를까 이렇게 중간에 들어가는 게 어려워서 금방 안 나오더라고요. 한 20~30분 기다렸네요. 그랬더니 진료는 2주후 월요일인데 바로 전날 일요일 오후 3시 20분으로 겨우 스케줄 받았네요. 혹시 그전에라도 자리가 나면 전화를 주겠다고 하면서요. 일요일 날 검사받는 것도 처음이고 6시간금식도 있어서 애매한 시간이지만 그나마 스케줄 나온게 어딘가 싶습니다. 오히려 MRI를 하루 전에 찍으면 진료랑 괜찮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네요. 스케줄 받고 선생님한테 체크해서 괜찮다고 해서 오더가 나왔답니다.
막상 스케줄까지 나오니 이제 속이 시끄럽네요. 혹시 암인가 아닌가 MRI를 찍어야 되니까 힘들었답니다. 진료가 9시 반이었고 늦더라도 10시 반까지는 다 받고 천천히 11시 요가 가면 되는 거였는데 갑자기 MRI 스케줄 받는다고 기다리면서 내가 헷갈렸거든요. 그때가 10시 조금 전인데 거의 11시에 육박한 줄 알고 암정보 교육센터에 전화해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요가 수업 늦겠다고까지 얘기를 했답니다. 완전히 시간을 헷갈린 거죠. 그만큼 정신이 없었어요. 스케줄 받고 지하 1층으로 바삐 내려가서 교육실 문을 여니까 문이 잠겨 있는 거예요. 그때 핸드폰을 보니까 내가 헷갈린 걸 알았네요. 어처구니 없지만 그만큼 내가 정신이 없구나 생각하고 1층으로 다시 올라가 암정보센터 라운지에 가서 앉았네요. 근데 커피가 너무 땡겨서 편의점 가서 커피랑 생수 사 와서 마시면서 있었답니다.
카페 갈까도 생각을했거는데 요가를 가야 하니까 한 40분도 채 안 남았는데 카페 가는 게 아깝더라고요. 그냥 편의점에서 조지아 블랙으로 6kcal 정도 되는 아메리카노를 사고 물도 좀 마셔야 될 것 같아서 500ml 삼다수 샀답니다. 그거 사면서 암병원 편의점은 뉴케어 다른 맛도 있더라고요. 커피맛하고 호박맛도 산답니다. 나는 나고 우리 엄마는 좀 맛있는 거 드시고 얼른 일어나야죠. 진짜 내가 암이면 엄마케어가 힘들 텐데...
사실 선생님 얘기 들으면서 가장 큰 걱정이 내가 항암하면 우리 엄마랑 동생, 라떼까지 어째야 되나 눈앞에 캄캄했답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참 사서 걱정을 해요.😆 아직 비장 쪽에 암이 있는지 어쩐지도 모르는데
조지아 블랙은 맛이 없었네요. 내가 맨날 커피 머신으로 샷내서 아메리카노 마시다가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 먹으니까 맛이 영~ 제품 맛이 났다고 해야되나? 깔끔한 아메리카노 맛은 아니었어요. 맛도 쓰고요.
정보센터에 계시는 자원봉사자분도 안면이 있던 암환우시거든요. 그분하고도 이런저런 얘기를 했답니다. 그러다 요가 시간 돼서 툴툴 털고 요가하러 갔죠. 이럴 때일수록 몸을 움직여 주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물론 요가하러 가서 옆에 있는 경아언니한테 또 토로했어요. 속상하다고 언니는 괜찮을 거다. 우선 별일이 아닐거라고 걱정을 먼저 하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해 줬네요 그리고 진짜 대부분은 별 일이 아니지 않냐? 그 말도 다 맞거든요
그렇게 요가 끝내고 12시까지 얼른 출근해서 이모한테도 이런저런 얘기하고 가게업무도 보고 또 내 일상을 살아갔답니다. 이모 퇴근하고 나서는 보험 설계사분이 오신 거예요. 그래서 또 그분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죠. 그때 크셔추 타 마셨어요. 오늘은 샷 2개에 크리스탈 라이트만 넣었답니다. 오늘 급찐급빠니까 깔끔한 크샷추로 만들었는데 그래도 중간중간 견과류는 좀 먹었어요. 그것까지 안 먹을 순 없겠더라고 ㅋㅋ
아까 진료받고 너무 정신이 없고 짜증나고 뭘 먹을까도 생각을 안 한 건 아니거든요. 근데 순전히 시간이 없어서 못 먹었답니다. 요가는 받고 싶고 근무도 해야 되고 가게 오니까 아침 먹었으니 먹지 말자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가지고 다니는 견과류는 좀 먹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