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이 공감되네요, ㅠㅠ
배추 등 채소는 정부의 김장 수급 안정 대책 등 영향으로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한국물가정보가 발표한 11월 중순 배추 가격은 1포기당 4000원이었지만 실제 구매가격은(17일, 인천) 1포기 2600원 꼴이었다. 20포기 기준으로 8만원을 예상했지만 이보다 많은 30포기를 7만9000원에 구매했다.
무우, 쪽파, 대파, 마늘 등 속재료들도 발표된 물가정보와 비슷했다. 이러한 필수 채소 재료들을 제외한 재료들은 지역마다, 집집마다 달리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면 발표된 정보와 실제 김장 비용은 비슷했다.
그런데 유독 비싼 가격에 눈이 가는 재료가 있다. 고춧가루다.
고춧가루는 주재료인 배추보다 더 비싸다. 배추는 전체 김장 비용에서 15%를 차지하지만 고춧가루는 38%를 차지했다. 김장철이 되면 배추 가격이 얼마나 올랐을까 가장 먼저 걱정하지만 사실상 고춧가루 가격이 전체 김장 비용을 좌지우지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장 비용은 예상과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단순히 비용만 생각해서 ‘이 정도 비용이면 김치를 사먹는 것보다 김장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요되는 시간과 체력적인 부담은 김장 비용처럼 간단하게 계산되지 않는다.
배추를 절이는 시간은 꼬박 6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그냥 두고 있을 수 없고 시간에 맞춰 뒤집어줘야 한다. 무우, 쪽파, 대파, 갓 등 부재료는 세척부터 써는 것까지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절여진 배추에 속을 채우는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배추 한 포기를 4조각으로 자르면 30포기가 총 120개 조각이 된다. 조각마다 하나하나에 속을 채워야 한다. 한 조각의 배추의 배춧잎 하나씩 들어 골고루 속을 채워야 하는데 이것을 꼬박 120번 반복한다. 실제 두 명이서 30포기 배추 속을 채웠더니 4시간이 걸렸다. 결국 하루에서 이틀은 종일 김장에 쏟아부어야 한다. 김장 다음 날 근육통과 몸살은 덤이다.
단순 재료 값으로 계산하면 한 포기당 1만8000원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김치보다 저렴할 수 있지만, 여기에 시간과 노동력은 포함되지 않는다.
어떤 가정은 김장이 명절만큼 중요한 큰 행사다. 가족들이 모여 일년동안 먹을 김치를 만들고, 굴과 돼기고기를 준비해 먹으면서 추억을 만드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효율’과 ‘기회비용’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은 김장을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