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

아빠는 너무 바빠서

내 이야기를 들을 틈도 없고

나중에 가서 얘기를 안했느니 어쩌느니

그렇게 타박한다고만 생각하는 딸에게.

 

너도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었고

나는 이미 니가 너의 인생 가야할 진로를

선택하고 판단하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늘 그렇듯

나는 관심이라 생각하고 먼저 얘기를 걸거나

너의 일상을 물으면

그것을 간섭이라고 여기는 것이

또 반복되는 것을 이제는 그만해도 될 것 같지 않니

 

니가 선택한 미국으로의 미래는

여권이며 비자며 취업추천이며 에이전시며

아빠가 잘 모르기도 하고

하나의 루트가 잘 안되면

또 다른 방향으로 뚫어나가는데

매번 바뀌는 그것을 아빠가 일일이

따라가며 알아가기도 벅차단 생각이다

 

한국에서 e 스포츠

미국 취업, 미국 대학원, 캐나다 워홀 다시, 일본으로 워홀 수정,

일본어 1급 공부, 그러다가

한국에서 돈 벌어서 나중에 미국에 가겠다고

디자인진흥원 상해 인터뷰에, 구독자몇명의 편집 일까지

그러다 다시 미국 업체의 18개월 짜리가

된 것인데

이 변화에 대해 아빠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고 조언할 수 있었을까?

 

너는 너의 길을, 막히면 돌아서라도

가려고 하는 진정성과 마음 무거운 도전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고 나는 그저 지켜보거나

응원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믿는 마음이 크지

뭘 해도, 잘 해낼 거야. 우리 맏이는.

그런 믿음.

그러니 이것이 무관심이라거나, 

뒤늦게 뒷북치듯 알려고 한다거나

그렇게 절하시키지 않기를 바라

 

부유한 아버지가 아니어서 미안한 것보다는

니가 원하는 것을 지원해주지 못할 것 같아

니가 스스로 미리 접은 것은 없었을 지

그게 마음에 많이 남는다.

 

어떻게든 이겨내고 있는 것을

아빠는  알고 있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더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네게 어떤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고 힘이 될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필요할 때, 찾아라

아빠를.

그전에는 니가 가장 편안하도록

관심(=간섭?)도 보이지 않고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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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우리화이팅
    눈물 주르륵...
    저도 철 없을땐 아버지의 개입이 귀찮고 싫었는데 나이가 들어 새끼 낳아보니 얼마나 사랑으로 키우셨나 느껴지더라구요..
    진심이 담긴 글을 보며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따님도 잘 하실꺼라 믿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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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구자239
      작성자
      네, 응원합니다
      저도 딸도 행복하기를 바라요
  • 이하린80
    그 입장이 되어봐야 알게 되는것
    어쩔수 없는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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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구자239
      작성자
      제가 힘든 딸의 입장이 될 수는 없고,,,ㅋ
      아이가 잘 이겨내는 것이 대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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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화이팅요
    자식을 키우면 참 생각이 많지요
    부모 입장이 되니 자식이었을때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따님이 그맘을 알거라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