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12시 10분, 탕비실 전자레인지 앞에 세 명이 서 있습니다.
두 명은 도시락 통, 한 명은 편의점 샐러드.
과연 이 셋 중 누가 다이어트를 가장 오래할 수 있을까요?

둘은 무너지는 지점이 다릅니다
- 직접 싸는 쪽은 음식이 아니라 일요일 밤 한 시간에 지칩니다. 장 보고, 삶고, 통에 나눠 담고, 설거지까지. 두어 주 하다 보면 "이번 주는 그냥 사 먹자"가 나오거든요.
- 사 먹는 쪽은 돈이 먼저 걸립니다. 한 끼 만 원 가까이 나가는 날이 이어지면 계산기를 두드리게 되죠. 양이 적어 세 시쯤 과자에 손이 가기도 하고요.
같은 다이어트인데 포기하는 이유가 이렇게 다릅니다.
나한테는 어느 쪽이 맞을까요?
기준은 의외로 단순한 것 같습니다.
주말에 한 시간을 떼어 낼 수 있는지, 아니면 점심값을 조금 더 쓸 수 있는지.
요리 실력이나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시간과 돈 중에 뭘 덜 아까워하느냐에 가깝습니다
저녁마다 야근이 이어지는 달이라면 일요일 한 시간도 사실 없는 시간이고요.
섞어 쓰는 사람이 제일 오래 가더라고요
월요일, 화요일만 싸고 나머지는 사 먹는 식.
주말에 통 두 개만 채워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섯 개를 채우려다 아예 손을 안 대는 주가 생기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약속이 잡히는 요일을 미리 비워 두면 통 하나를 버리는 일도 줄어듭니다.
두 방식 다 해보셨다면, 어느 쪽이 더 길게 갔나요?
몇 주쯤에서 흔들렸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